김성태 기자ㅣ 기사입력 2017/10/02 [01:25]

우리나라 65세 이상 노인 인구가 725만 명(8월말 기준)을 넘어서면서 고령사회로 진입했다. 따라서 이와 관련한 상표출원이 크게 증가하고 있는 것을 비롯해 각종 고령친화 산업의 육성이 주요 화두가 되고 있다. 최근 금융권에서는 상속·유언 등을 위한 신탁상품에 열의를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장례 상품을 전문적으로 취급해 온 상조업계 역시 고령사회 진입을 맞아 장례 의전 행사 이후 상속 분쟁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부가 서비스의 개발 등 마케팅 강화에 관심을 두고 있다. 이 밖에도 각종 노인복지시설 건립과 이와 관련된 상표 출원이 특히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고령화 사회에 맞춘 각종 실버산업이 블루오션으로 각광받고 있는 것이다.
최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지난 8월 말 기준 65세 이상 주민등록인구는 725만7288명으로 전체 인구인 5175만3820명의 14.02%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현재 65세 이상 인구 비중 14% 이상부터 ‘고령사회’로 정의하고 있는데 지난 2000년 고령화 사회로 들어선 이후 불과 17년 만에 고령사회에 진입한 것이다. 이에 따른 국내 산업계의 동향을 살펴보면 실버산업, 즉 고령친화 사업에 대한 열의가 여느 때보다 뜨거운 형국이다. 우선 노인복지서비스 관련특허 신청이 부쩍 증가했다.
특허청에 따르면 최근 5년간 노인복지서비스업 상표출원은 2012년 총 760건에서 2016년 987건으로 약 30% 증가했고, 올해도 3월 기준으로 총 293건이 출원됐다. 전년 동기(243건)와 비교하면 약 20% 증가한 것이다. 노인복지서비스업의 유형별 구성비를 보면 노인 주거복지시설인 양로원, 실버타운 운영업의 상표 출원이 전체의86%를 차지했으며 요양·의료시설인요양원, 노인 전문병원 서비스업은 약11%, 노인 돌봄 서비스업은 3%를 각각 차지했다.

노인복지서비스업의 유형별 증가폭은 노인 요양·의료시설인 요양원, 노인전문병원 등 서비스업의 출원이 2012년10건에서 258건으로 25배, 다음으로 노인 돌봄 서비스업이 7건에서 75건으로10배 이상을 기록했다. 이는 우리나라가 ‘고령사회’로 접어들면서 노인성 질환의 증가와 관련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서비스업별 출원 현황을 연도별로 살펴보면 기존의 노인 주거복지시설인 양로원 등의 연도별 상표 출원은 2014년 이후 점차 감소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노인복지서비스업의 출원인을 보면, 접근성이 용이하다는 점에서 외국인 출원(8.5%)보다는 내국인 출원이 91.5%로 대다수이고 복지시설에 초기비용이 많이 들어간다는 점에서 개인(45%)보다는 법인에 의한 출원(55%)이 더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최근 이러한 노인복지서비스업 진출바람을 타고 상조업계 역시 깊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미 장례의전 특화를 통해 오랜 시간 산업을 키워온 상조시장에서는 이미 보람상조, 프리드라이프, 제이케이 등 많은 내로라하는 상조업체들이 직영 장례식장 등을 보유하고 있으며, 효원상조의 경우에는 최근 노인관련 병원 시설 확충에 전사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상조산업, 웰다잉 등 고령사회 패러다임에 주목
상조업체의 이러한 직영시설에 대한투자 활동은 앞으로의 산업 성장에 있어 중대한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통계청에 따르면 고령화 사회에 진입한 뒤 감소했던 우리나라의 사망률이 지난해 고령사회 진입을 목전에 둔 시점에다시금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인구 10만 명당 사망률은 1983년 637.8명에서 꾸준히 감소했으며 2006년에는 495.6명을 기록하며 최저점을 찍었다. 하지만 이후 다시 반등해 지난2015년 541.5명까지 늘어 1992년 수준인 539.8명까지 확대됐다. 통계청은 고령화가 심화되면서 사망률이 ‘U'자 곡선을 그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우리나라의 경우 주민등록 인구를 기준으로 지난 2000년 이미 7%가 고령인구로 고령화 사회로 진입했으며 지난 8월 고령사회로 들어선 상황이다. 2000년 초부터 실버산업에 대한 각계의 관심이 두드러지긴 했으나 구체적인비즈니스 모델의 진전은 더뎠던 상황이었고, 이 시기 가장 큰 부흥기를 누린 산업으로 상조시장이 가장 압도적인 대중의 인기를 누렸다고 봐도 무방하다.

그러나 당시 상조산업은 단순히 소비자가 내는 부금을 통해 수익을 축적하고, 판매조직과 의전행사조직을 운영하는 데에 그쳤으나 사망률이 증가한 근래에는 직접 장례식장을 설립 또는 대여를 통해 실질적인 행사 노하우를 시설과 함께 접목하고, 그로 인한 수익의 극대화를 꾀하고 있는 곳이 늘고 있다.
이는 지난 30여 년 간 의전행사 노하우를 축적해 자리매김했던 상조업계로서는 궁극적인 지향점이 되는 것이다. 또한 이 같은 장례식장 및 병원 등의 운영은 기존 회원들을 비롯해 비회원에 대한 서비스도 가능하다는 점에서 긍정적 요인이 크다고 볼 수 있다.
또한 서비스 역량을 효과적으로 알리기 위해 여러 업체에서는 전문적인 교육기관의 운영을 비롯해 웰다잉 교육 및 프로그램 운영도 강화하고 있다. 효원상조에서 운영하고 있는 ‘임사체
험’ 공간인 효원힐링센터는 벌써 수 만여 명의 이용객이 다녀갔으며, 이를 통해 인간의 죽음에 대한 인식 제고에 기여하고 있다. 또한 불국토 역시 효원힐링센터와 유사한 프로그램을 두고 자체적인 운영에 들어갔으며, 좋은라이프 역시 ‘엔딩노트’ 캠페인 등을 통해 웰다잉 문화 확산에 중점을 둔 경영을 보여주고 있다.

금융권 상속 등 신탁상품 출시, 상조업체와 제휴 통해 시너지
상조시장을 비롯해 금융권 역시 고령사회에 맞춘 금융상품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기존의 연금 상품과 같은 노후대비 상품은 물론, 최근에는 상속과 유언 등을 위한 신탁상품도 내놓고 있다. 금융권은 특히 우리나라보다 한발 앞서 고령사회에 진입한 일본의 사례를 연구하면서 한 사람의 일생을 위한 금융상품에 그치지 않고 2세대, 3세대에 걸쳐 제공할 수 있는 서비스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NH농협은행은 최근 ‘NH All100플랜사랑남김신탁’을 선보였다. 고객이 생전에 귀속권리자를 지정하고 500만~5000만원을 신탁하면 고객 사후에 상속인들의 별도 동의 없이 귀속권리자에게 즉시 지급하는 상품이다. 은행별로 이와 유사한 유언대용신탁을 판매하고 있다. 고객의 재산을 생전에는 금융사가 관리하며 본인에게 이익금을 지급하다가 사후에는 미리 정한 수익자에게 계약 내용에 따라 재산을 상속하는 상품이다.
농협과 더불어 KEB하나은행 ‘하나리빙트러스트’, KB국민은행 ‘골든라이프안심상속신탁’, 신한은행 ‘신한미래설계내리사랑신탁’, 우리은행 ‘우리웰리치100 안심신탁’ 등의 상품이 잇따라 인기를 끌고 있다.

이와 함께 최근에는 정부의 증세 움직임에 증여 신탁 상품도 대세로 떠오르고 있다. 부모가 가입하고 생전에 자식을 수익자로 설정해 은행에 목돈이나 부동산 등을 맡기면 향후 지급하는 상품이다. 일시에 증여했을 때와 비교해 절세가 가능하다는 면에서 많은 소비자들이 몰리고 있다.
치매 이후 자산관리의 불안감을 줄여주기 위한 신탁상품도 눈길을 끈다. 후견제도 지원신탁과 관련해 치매안심신탁, 보호자 사망 이후 미성년 자녀의 자산을 관리해주는 미성년후견지원신탁등 다양한 상품들이 쏟아지고 있다.
이러한 신탁 상품은 앞서 고령사회로진입한 일본의 비즈니스 모델에서 다수 차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일본의 경우65세 이상 인구가 2015년 기준 26.7%로 이미 인구 고령화가 상당히 진척된 상황이다. 때문에 기부, 유언, 치매 등각종 질병에 따른 자산관리상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상품들이 보편화돼 있다.

이러한 니즈에 맞춰 상조상품 역시 상속 관련 아이템을 접목한 패키지 상품이 등장하고 있다. 지난해 설립한 SJ산림조합상조는 최근 재산 상속 분할 절차를 도와주는 법률 서비스를 부가 서비스로 내세웠다. 고인의 상속 재산을 확인 후, 협의와 소송 등을 일체 진행함으로써 전문가의 개입을 통한 가족 간의 분쟁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강점이다.
이 밖에도 온라인 법률 무료 상담을 겸해 서비스를 강화한다는 것이 SJ산림조합상조의 설명이다. 여기에 상조업체인 더케이 예다함상조에서는 지난 3월, KEB하나은행과 업무제휴를 맺고 KEB하나 가족배려신탁에 가입한 고객이 예다함 상품에 가입하면특별할인 혜택과 모바일 상품권을 지급하고, 예다함 회원이 KEB하나은행의 상속신탁상품에 가입할 시에는 신탁 보수를 할인하는 마케팅을 내놨다. 또, 5월에는 신한은행과 유언대용신탁 상품가입 회원을 대상으로 혜택을 제공하는 업무 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한 상조업체 관계자는 “상조산업이 기존 장례식장의 부조리를 타파하고, 장례행사에 대한 전문성을 중점으로 성장해왔으나, 이제는 사실상 장례 상품 모객 활동이 포화에 이를 정도로 모객 활동이 이뤄진 상황이다”며 “앞으로의 추세는 직영 장례식장 운영은 물론, 죽음을 준비하는 단계에서의 세부적인 상품강화가 새로운 승부처가 될 것으로 보여지며 그 밖에도 크루즈 여행 등 신사업 영역이 강세를 이룰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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